평소라면 넘겼을 소리나 말투가
유난히 거슬리는 날이 있습니다.
특별히 큰일이 없었는데도
사소한 변화에 마음이 빠르게 반응하면,
스스로도 왜 이렇게 예민한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어요.
예민함은 한 가지 사건보다
여유가 줄어든 상태에서 나타나기 쉽습니다.
잠이 부족하거나 오랫동안 긴장한 뒤에는
평소에 걸러내던 자극까지
크게 들어올 수 있어요.
이미 여러 일을 판단하고 참느라
에너지를 쓴 상태라면,
작은 요청도 새로운 부담처럼 느껴집니다.
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시간이 쌓였을 때도 비슷합니다.
불편한 일을 바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 넘기다 보면,
원래의 이유와 상관없는 순간에 반응이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.
마지막 한 방울 때문에 컵이 넘친 것처럼 보이지만,
실제로는 그전부터 안쪽에
여유가 거의 없었던 셈이에요.
주변을 통제하려고 애쓰기 전에
오늘의 자극 허용치가 평소보다 낮은지
살펴볼 수 있습니다.
끼니, 수면, 소음, 이어진 일정처럼
눈에 보이는 조건부터 확인하면
막연한 자책을 줄이는 데 도움이 돼요.
답해야 할 말이 있다면
바로 결론을 내리기보다
잠시 시간을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.
예민한 반응이 나왔다고 해서
성격 전체가 바뀐 것은 아닙니다.
지금 무엇이 거슬리는지만 따지기보다,
이미 얼마나 지쳐 있었는지
함께 보는 편이 더 정확할 수 있어요.
원인을 모두 찾지 못해도
자극을 하나 줄이고 회복할 틈을 만드는 것부터
시작할 수 있습니다.
